일본어 능력 시험을 쳤었다.

태어나서 일본어 능력 시험은 두번 쳐봤다.
처음은 대학 때 잠시 일본에 3개월 갔다 온뒤 2급을 치고 어렵지 않게 붙었다.

일본어 능력 시험은 1급과 2급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고 들었다.
그래서 1급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있었다.

일본어 공부는 특별히 따로 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에서 한 7년간 살았다.
일본에서 살았다고 일본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일본에 살아본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을 것같다.

일본에 살아도 한자같은 것을 개인적으로 공부하지않으면
한자를 읽고 쓰는것은 쉽지 않다.
일본에서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았지만
일본어 공부는 별로 안해서 일본어를 손으로 못쓴다.
주로 컴퓨터를 이용하면 대충치면 대충 한자가 나오니까
그것에 길들여져 더욱더 한자를 못쓰게 되었다.

일본에 살았을때 좀 창피하다고 느낀적이 종종 있다.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글을 팬으로 못쓴다.
혹시라도 팬으로 글을 쓸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핸드폰으로
한자 변환을 해서 그것을 보고 쓸때는 왠지 창피했다.
외관상 별로 외국인으로 티가 안나는 한국인으로
다 큰 어른이 한자도 못쓴다는 것이 좀 창피했다.

그런 내가 일본어 능력 시험 1급을 봤다.
일부러 공부를 하나도 안했다.
혹시라도 떨어지면 공부를 안해서 떨어졌다고 하려고...
그래서 문제 유형조차 몰랐다.



시험을 보러갈때 수험표도 안가지고 갔다.
집에 프린터가 없어서. -.-;; 그리고 피씨방에 가는게 귀찮아서...
수험표가 없어도 신분증만 있으면 시험을 칠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수험표를 안가지고 갔다.

시험보러 갈때 가져간 것은 HB연필 세자루와 커터만 가져갔다.
시험치러 가서 보니 지우개가 없었다.
학교 앞에서 살까 했는데 문방구도 하나 없었다.

시험시간은 다가오는데 지우개가 없어서 어쩌나 하고 걱정하고 있었다.
주위를 살펴봐서 가장 헌 지우개를 가진 사람을 찾았다.
근처의 한 여자분이 꽤 지저분한 지우개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염치없이 그 분에게 지우개를 잘라달라고 하니
맘도 좋게 반을 뚝 잘라 주었다.

그렇게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을때 어떤 사람이 나의 어깨를 툭툭치며
죄송하지만 지우개 좀 얻을 수 있냐고 여자분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나도 받은 것이지만 흔쾌히 그 분에게 지우개 받을 뚝 잘라 주었다.



첫번째 시간 어휘는 꽤 어려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내가 이렇게 한자를 모르는구나라는 생각에 좌절했다.

두번째 시간 청취는 조금은 자신이 있었다.
7년간 일본에서 얼마나 많은 드라마들을 봤었던가
이것은 자신이 있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너무 자만했었던건가? 너무 문제들이 아리까리했었다.

세번째 시간은 독해와 문법은 나름 재미있었다.
지문들이 좋았었고 생각외로 읽히다는 느낌을 가지고 풀어나갔다.
알쏭달쏭한 문제들은 체크해두었다가 다시 다 훑어보았는데고
한 15분 가량 시간이 남았다.

그 때 어떤 사람이 먼저 나가는 것을 보고 다 푼 사람은 먼저
나가도 되는구나하고 나도 15분을 남겨두고 교실을 나섰다.

일본어 능력 시험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신경쓰지 안는 척 하기는 했지만
시험결과가 의외로 궁금했다.
1교시와 2교시를 망쳐서 떨어졌을 것을 내심 예상했었기 때문이다.

몇일전에 시험결과를 받았다.
함격 불합격도 안나온 이상한 결과표를 받고 합격 불합격인지 알기 위해
다시 JLPT사이트를 봐야했다.
그리고 머리가 안좋아 암산도 못하고 계산기를 두드려서
겨우 내가 1급을 패스한 것을 알게 되었다.

1교시와 2교시가 의외로 80점대였다.
그리고 3교시를 죽을 쑤었다. -.-;;
여하튼 1급 합격했다.

이번 시험을 통해서 일본어 능력 시험 1급을 합격해도
일본어를 그리 자유자재로 쓸 수 없는 능력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
아직도 나는 개인적으로 인터넷에서 뉴스를 읽을 때 아직도 사진을 많이 찾는다.
이 블로그에 글을 쓸 때도...

Posted by 떡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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